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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규_싱글때쓴글/사랑하는당신

4/5 나눔 - 바디매오의 일기


사랑하는 당신,

소경 바디매오의 이야기 알죠? 오늘 묵상하는데 바디매오의 그 절박함과 처절함이 깊이 공감되더라고요.
그 장면을 상상하니 눈물이 났습니다. 바로 나의 모습 같아서요. (막 10:46-52)
그래서 오늘 나눔은 내가 그 때의 바디매오라고 생각하고 써 보려고 해요.
참고로 예수님 당시에는 사람들은 소경은 죄 때문에 소경이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예수님이 바디매오에게 어떤 존재이셨는지, 한번 느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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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매오의 일기




아침이다. 서서히 눈을 떠 본다.

기적이 일어나 사물이 보이기를 포기한지는 오래. 난 여전히 저주받은 장님일 뿐이다.

하나님은 왜 날 장님으로 만드셨을까?

왜 죄인으로 창조하셨을까?

이제는 원망하기도 지쳤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더욱 씁슬하다. 날씨탓인가?

익숙한 집 주위라 지팡이가 필요없지만 기분을 환기시키러 외출을 결심, 오랜만에 나의 벗 지팡이를 잡았다.

아빠 디매오가 볼세라 얼른 빠져나왔다. 겉옷만 걸치고.




한참을 걸었다.

더 이상 걸으면 길을 잃을 것 같아 길가에 겉옷을 깔고 주저앉았다.

비가 내리려나, 공기가 우중충하다. 내 기분처럼.

하늘은 원래 파란데, 비오는 날은 잿빛하늘이라고 한다.

뭐 내가 알게 뭐람.




저 멀리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 곳 여리고에 이 정도의 사람들이 모일 이유가 없는데, 누가 공개처형이라도 당하나?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진다. 사람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본다.




"야, 뭐야뭐야.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어. 소문의 그분이 여리고에 오셨다는데? 그 분 아냐?"




그 분이라니? 설마..




"들었어? 귀신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복종하며 떠나간데"

"이구.. 알려면 제대로 알아라. 귀신들은 떠나가면서 다 똑같은 대사 한마디씩은 한다더라"

"아 진짜? 뭐라고 한뎌?"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사렛 예수여!"





예수?


예수 그리스도?


내가 어릴적부터 읽었던 두루마기에 예언된 그 다윗의 자손??






심장이 멎는 듯 했다.


그 짧은 순간에 그동안 들었던 예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처녀가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다지 뭐야"

"..말씀하시는 것이 진짜.. 어떻게 말해야 하나 정말.. 왕의 권위를 느꼈어"

"한 아이의 도시락으로 남자만 오천명이 배가 터지도록 먹었데"

"귀신들이 벌벌 떨더라. 아우 생각만 해도 소름끼쳐"

"죽은 사람이 벌떡 일어났어!!!"

"12년 혈루증 여인.."

"손 마른 사람이.."

"말씀으로만.."
.
.
.
.
.
.
.
.
.
.
.
반사적으로 일어나 외쳤다.

나의 모든 인생을 걸고 외쳤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닥쳐, 저주받은 사람 주제에!

"뭐래니"

"죄 값이나 하세요"

"미쳤나봐"

"안됐다"

"어디 그 입으로 예수님을 불러?"

"조용히 해, 아 진짜!"





쏟아지는 저주와 비난.

서러움에 눈물이 솓구친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이번이 나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분이 들으시리라는 소망 하나를 붙잡고 더욱 소리높여 울부짖는다.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극심한 긴장과 주체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깔깔거리는 비웃음이 들리다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누군가 내 팔을 잡아 일으킨다.





"안심하세요, 예수님이 부르세요"





그분이?



날?




그분이???








지팡이도 던지고 달렸다.

달리는데 짐만 될 분.

겉옷도 버려두고 달렸다.

지금은 예수님밖에 없다.





서러움과 기쁨이 오묘하게 섞여 북받쳐 터져나왔다.



아아...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쿵.

누군가의 몸에 부딪혀 넘어지려는 찰나, 그분이 나를 잡으셨다.

본능적으로 앞에 예수님이 계신 것을 알았다. 아니 느꼈다.

틀림없다.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다른 말이 필요 있을까?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

나의 가슴 깊이 응어리져 있던 이 한마디.







"선생님, 보기를 원합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매일 아침마다 꿈꿔왔던 그 장면이 내 앞에 펼쳐질 것만 같았다.

그래, 예수님이라면 하실 수 있어!!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아아니!!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눈을.. 떴어"

"사물이 보이나봐!"

"내가 헛것을 보나? 아니지?"

"오, 하나님께 영광을!!!"










눈부셔.

..저분이 예수님이신가?

나를 보시며 환하게 웃고 계시는 저 분?

맞아,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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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치유를 간구하는 소경 바디매오
46그들이 여리고에 이르렀더니 예수께서 제자들과 허다한 무리와 함께 여리고에서 나가실 때에 디매오의 아들인 맹인 거지 바디매오가 길 가에 앉았다가 47나사렛 예수시란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거늘 48많은 사람이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그가 더욱 크게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는지라

예수님의 치유와 바디매오의 반응
49예수께서 머물러 서서 그를 부르라 하시니 그들이 그 맹인을 부르며 이르되 안심하고 일어나라 그가 너를 부르신다 하매 50맹인이 겉옷을 내버리고 뛰어 일어나 예수께 나아오거늘 51예수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맹인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52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시니 그가 곧 보게 되어 예수를 길에서 따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