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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규방>/영화와 책

2014.12.18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후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솔직히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였다. 

와이프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보러 간 영화였을 뿐이었는데.. 소리만 내지 않았지 대성통곡하고 나왔다.


4년동안 찍었다고 한다. 그 수고 덕분에 영화는 인생의 묵직함을 잘 담아낸다.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은 할아버지로부터 많은 사랑사랑을 받았음을 말하고 있다. 그저께 와이프랑 힐링캠프 션과 정혜영 편을 보며 10년동안 남편에게 사랑받은 정혜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절실히 느꼈는데, 이 영화에서는 76년동안 남편의 사랑을 받은 아내의 인상은 어떤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나물밥 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먹여드리고.




첫 눈 먹으면 귀가 좋아진다고 눈 먹으며 좋아하는 두 분.




할머니 쓰담쓰담해주시는 할아버지. 내 모습 같아서 깜짝놀람.




언제나 커플룩. 걸어갈때는 손잡고.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그냥 금슬좋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물가지고 밥해먹고, 동네 마실나가고, 일상과 인생을 살아가는 내용일 뿐인데.





소문만 듣고는 단순히 '부부애'만을 표현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영화였다. 입소문이 날 만 하다.


영화시간 딱 맞추어 갔더니 거의 다 커플들이었다. 중년 부부, 젊은 부부, 미혼 커플 등등. 

다 소문을 듣고 왔나보다. 그 중에서도 중년 부부가 가장 많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여기저기서 들리는 훌쩍훌쩍 소리. 역시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우리 부부는 어땠는가. 

내가 인상깊게 본 장면 위주로 보면(스포 없음) :



영화 시작하자마자

나: (눈물 뚝뚝)

와이프: (눈시울 붉어짐)


영화 초반

나: ㅋㅋㅋ 웃경  ㅋㅋㅋ

와이프: ㅎㅎㅎ 웅 ㅋㅋ


영화 중반 (내복이야기)

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륵주륵) 

와이프: ㅠㅠ(눈물 뚝뚝)


영화 중후반 (할머니 생신날)

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주르르륵)

와이프: ㅠㅠㅠㅠ(눈물눈물)


영화 후반 (아들들과 아빠의 대화)

나: (뚝뚝뚝 - 턱에서 눈물 맺혀 떨어짐)

와이프: (모름. 차마 고개를 와이프 쪽으로 못돌렸음)


영화 끝장면

나: 크으흑... (너무 참다가 터져나옴)

와이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 연말에 사랑하는 사람과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다.

내용상으로는 슬플 수 밖에 없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이다.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고 있다.


이렇게 진정성 있는 사랑을 우리 사회가 목말라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부부도 이렇게 늙어가기를 다짐했다. (앗 그럼 내가 먼저 죽어야 하나?! ㅋㅋㅋㅋㅋ)


언젠가는 우리 모두에게 찾아올 스토리이기에, 더 의미있는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