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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규방>/영화와 책

2013.6.24 - 영화 신세계에 담긴 메시지


주말 기분전환용으로 실험 중간에 짬을 내어 본 영화 '신세계'가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일단, 영화가 평이 좋은 이유를 보고 나서 알았다. 주연인 황정민, 이정재, 최민식, 박성웅이 극중 몰입도는 책임졌고, 적절히 담가주는(?) 폭력성과 걸출하게 내지르는 입담들이 다양한 스팩트럼의 관중을 커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나오는 씁슬한 뒷맛이 헐리우드식의 통쾌상쾌유쾌나 로맨스의 달달함과는 다른 계속 곱씹게 되는 맛이다. 바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 때문인 것 같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정확히 말하면 '절대 선'이 무엇인지, 에초에 그런 것이 존재하는지를 질문하게 만든다.

영화에서는 '경찰'로 표현된 선, '조폭의 세계' 로 표현된 악,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인간미를 가지고 있는 '형제애' 로 표현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이 세가지가 줄다리기식으로 구성되어 가다가 영화 후반부에 이 '형제애'로 표현된 그 무엇 속에 선과 악을 뛰어넘는 '포용(용서)'이라는 요소가 포함되며 선과 악이 둘 다 배척되는 '효과'를 낳는다.

흐음.

박훈정 감독의 특유의 색깔이라고 사람들은 그냥 박수를 쳐 줄지 모르겠지만 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무엇' 은 내 해석대로라면 이정재로 표현된 '자신의 의지' 이다. 누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닌 나의 주체적인 행동,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쪽 편에서 보면, 이쪽이 맞고, 저쪽편에서 보면 저쪽이 맞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감독이 주는 메시지인 것 같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감독은 내 '정체성'은 '내'가 만들어 간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것 같다.

이것이 틀린 것일까?

절대 선과 절대 기준은 없다는 포스트 모던이즘적 사고를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절대 선과 절대 기준을 가지고 사는 나에겐 위협적인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영화를 볼 때 '내 정체성' 이 먼저 바로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

이 모든 것이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