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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감사일기

2018.07.01.~07.07.-세은 감사일기

​1. 한동안 계속 (책 작업하는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음 감사.



보통 여기서 조깅할 때 제일 많은 insight나 inspiration을 얻는 편이다.
사색을 즐기는 나에게는 그 생각들을 풀어가고 정리하기에 이곳이 참 좋은 장소였다.
내게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심리적, 영적 건강을 주었던 이 곳.
끝없이 이어지던 트랙도.. '탁' 트인 하늘도,
해질녁에는 말로 표현 못할 만큼 넘 아름다운 석양도,
떠나면 가장 많이 생각나는 곳 중 한 곳일 것 같다:)


​2. 또 하나의 그리움이 될... (내 사랑♡) 노브랜드 덕분에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이용할 수 있어서 감사.



정말 노브랜드 마니아이다!
특히 '별미맛 김치' 짱짱!!!! 강추!
한국 떠나면 젤 그리울 만한 것 중 하나가
가성비 최고인....노브랜드가 될 것 같다 ㅋㅋ


3. 여보가 요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편안하고 좋아서 감사.


결혼하고 쭉- 대학원생으로 실험실 생활에 매여있는 여보만 봤는데,
아직도 연구실 소속(포닥)이기는 하지만, 졸업하고 또 다음 갈 곳도 정해지고 나니
좀 마음 편하게 여보가 '쉬어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아 보여서 너무 좋다ㅜ.ㅜ
사람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잠도 많이 자고...:)
그래봤자 미국 포닥 시작되면 다시 '매인 몸'이 될테니.. 이 시간도 몇개월 잠깐이긴 하지만
짧은 이 기간만이라도 여보가 푹 쉬고 많이 즐기다 갈 수 있으면 좋겠다.


4. 일상의 작은 봉사와 선물에 소소한 행복을 느낌 감사.


여보가 해주는 야식.(여보의 전매특허 메뉴인 치즈오믈렛^^) 

(좌) 서재에 있는 나 덥겠다고 여보가 베란다에 있던 선풍기 청소하고 가져와 방에 틀어주었다^^ 
최고 서방님♡

(우)슈퍼갔다가 아저씨가 서비스로 주신 작은 요쿠르트.

5. 사랑하는 샘들과의 즐거운 시간 감사.



직장동료로 만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 통하는 사이로 만남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 



6. 일러스트 작업했던 책이 나왔다.

친절한 담당자님을 만나고 평소 관심사와도 통해서 스트레스 없이 정말 놀듯이.. 넘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음에 감사. 
책으로 인쇄되서 나오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다 >.<ㅋㅋ



7. 사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책임의식도 갖는 '진짜 어른'이 되어감에 감사. 



혼자 잠깐 서점에 갔다.
꼼꼼히 읽지는 못했지만 요즘 trendy하다는 책들 몇권을 훑어보았다.

방송에서 유시민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내 친구의 말을 조금 인용하자면,
예전에는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에 무척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각 개인이 경쟁에서 이겨서 잘 살아남자는 식으로 스스로를 계발하는 거에 포커스를 두던 시절이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정책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고질적인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가 많아도, 
자기계발로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희망?혹은 환상) 하나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몸부림쳤다. 


그러던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이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그렇게 자기계발 죽어라해도 고스펙이어도.. 취업도 안되고 살기도 팍팍하니까.
'뭐지? 이렇게 살아도 아무 것도 없잖아..? 이건 아닌데..' 하며 회의를 느낀다.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그렇게나 쏟아지던 자기계발서 유행이 뚝 끊겼다.
그리고 현재를 위안하는, 혹은 포기해도 괜찮다는 류의 서적들이 대거 유행하고 있다.
서점에서 에세이 장르(특히 베스트셀러) 책들을 살펴보면, 
형태만 다를 뿐 담고 있는 메시지가 거의 대부분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대 젊은 사람들의 심리적 needs가 '위로, 위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단어가 삶의 모터로 자리잡고 있다.
곳곳에 성행하고 있는 천원짜리 인형뽑기샵이나 맛집 탐방.. 이런 것들이
소확행으로나마 숨구멍이 트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이런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은 이런 현상이 우리보다 훨씬 빨리 일어났다고 한다.(우리보다 10년 빠르다고 하니.)
문제는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은 여기서 더 나가 '사회 변화에 대한 희망' 자체를 포기했고,
절망과 체념 속에 타인, 사회와 단절하며
자기 몸둥이 하나만 챙기는 데에 만족하는 단계까지 와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한국사회는 어떻게 될까?
거짓허상 속에서의 '질주'를 멈추고 지금처럼
소소한 행복과 자신의 내면을 챙기게 된 것까지는 좋은 것 같은데..
5년 후엔? 10년 후엔? 앞으로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자칫 여기서 잘못 나아가 일본같은 '체념한 젊은이들의 나라'가 되어버리진 않을지
약간 우려가 되기도 한다.

이 나라, 이 사회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8. 집 정리로 비워내는 시간을 통해 삶에 대한 교훈도 얻게 됨 감사.


틈날 때마다 조금씩 집 비울 준비(정리)를 하고 있다.
몇 주 전엔 기도방 책꽂이와 서재 책꽃이를 싹 비웠고
(일부는 미국짐에, 일부는 친정에, 일부는 중고서점에, 일부는 쓰레기로.) 
얼마전엔 화장대를 싹 비웠다. 그리고 오늘은 책상 서랍 4개를 싹 비웠다.
포장이사만 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직접 비워내고 분류/정리해야 하는 작업을 하다보니,
'전혀 사용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는데도 가지고 있던 것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았다.
(언젠간 재활용하겠지 하며 버리지 않고 모아둔 예쁜 상자부터...  별의 별것이 다 나온다.
책상 서랍만 정리해도 쓰레기봉투로 30L 가득 나왔으니... 말 다했지;;)

나는 내 삶을 '꼭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가뿐하게 걸어가고 있나..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하고 있진 않은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가만... 그런데 이 레파토리 어디서 많이 들었다 했더니
친정엄마가 매번 이야기하시던 레파토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엄마에 비해선 내가 필요없는 것들 과감히 잘 버리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결국엔....'역시 그 엄마에 그 딸..!')


9. 드디어 내일 모레 책이 시중에 나온다. 
무사히 마무리되고 홀가분한 마음 가질 수 있어서 감사. 


아직 난 실물은 못 봤지만, 에디터님이 보내주신 사진!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작업이 정말로 끝나고...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소소하게... 은은하게.... 선한 영향이 되는 책이 되면 정도의 작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