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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생각] 관문(시험)과 관련한 기도에 대해

사랑만이 2017. 11. 1. 10:29



입시철인 요즘, 시험(면접, 실기 등)과 관련한 기도 부탁을 많이 받고 있다.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달라는 기도도 있지만
많은 경우, 직접적으로 시험,실기,면접 잘 보게 해달라거나,
전도사님 말씀에 의하면 학부모님으로부터
우리 아이 꼭 어느 (특정) 학교에 들어가야 한다는 식의
기복신앙적인 기도부탁을 받는 경우까지도 간혹 있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어느 곳으로 들어가게 될까 말까를 결정짓는
‘관문’들을 우린 은근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학업적으로도(고입, 대입 시험과 면접과 실기, 대학원 입시, 유학 입시 등),
직업적으로도(취업 면접, 각종 면허나 자격증 등)
그 후에도(승진 시험 등)
관문은 우리 삶에 꽤 오랜 기간 계속 된다.


꼭 주변 중고등학생들이 아니고서라도,
이번주는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들도 중요한 ‘관문’을 지나고 있는 시기이다.
남편은 이제 졸업을 앞두고 외국 포닥 갈 방향을 내다보고 있는데,
세달 쯤 전부터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한 곳과
오늘 내일 official한 1)랩 미팅과 2) 랩 시니어들과의 인터뷰가 잡혀 있다.(미국이라 스카이프로.)
독일에서 유학 중인 제부도 잠시 오디션(실기, 면접) 일정 차 한국에 나와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가장 가까운 가족들을 위해서도,
또 기도부탁을 받은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도 공통적으로,
그들이 그곳에 붙게 해달라거나 잘 되게 해달라는..
그런 류의 기도를 나는 하게 되지 않는다.
원래도 기도를 그런 식으로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올 상반기에 했던 직장 관련 경험이
나의 기도 방식을 더 확신있게 만들어놓은 것 같다.

올 초, 이전 직장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바로 다른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일찍부터 재취업 준비를 했었고,
내 원함처럼 별 공백 없이 재취업을 했었다.
서류-면접 전형을 통해 붙은 그 곳이 상담일과는 거리가 꽤 멀어보이는 직무였음에도 불구하고,
경력 공백이 생기면 안 좋을거라는 다소 조급한 마음과,
인간적으로 꽤 괜찮아보이는 (급여와 근무여건) 조건이
내 마음을 더 끌었던 것 같다.


‘관문이 이리 쉽게 열리고 상황도 잘 풀리는 걸 보니
하나님 인도하심이구만.’
이라고 여기며
심각하게 고민해보거나 기도해볼 여쭤볼 겨를도 없이,덥석 물고 들어갔었던 나.

하지만 들어가서 돈은 꽤 쏠쏠하게 벌 지언정,
이런 저런 맘 고생, 몸 고생으로
(이렇게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개고생 실컷 하고선 결국에는 사직서쓰고 나와버리고 보니,
​‘겉보기에 좋아보이는 곳에 잘 들어가는 것이
꼭 나에게 좋은 일은 아닐수도 있구나.’

하는 교훈을 뼈저리게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취업에 급할 때는
당장 어디든 그럴싸한 조건을 제시하며 나를 써주겠단 곳이라면
일단 들어가는 게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정작 그 이후는 이제 정말 ‘실제로 맞닥뜨려 살아갈 삶’ 그 자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서.포.카.’ 라고 불리운다는)이라는 카이스트에 아이를 보내놓고
그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셨을까.
하지만 그 부모들의 자랑이 된 명문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내던진 아이들이 숱하게 많이 나온 것을 생각해보면..
학교는 명문일지 몰라도, 내부자로서 살아가면서 받는 엄청난 압력은..
그 학생들이 수용하기엔 너무 무거웠던 것이다.
과연 부모님들이 내 자식이 그리 될 것을 알았다면
그곳에 들어가는 것을 그렇게나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을까.
질문 던져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때로는
내 눈에 반지르르해보이는 것이 내 몫이 되지 않아도,
‘나에게 맞는 건 아니었나보다.’ 하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금 늦어져도, 나와 잘 부합되는 곳에 연결되기까지..
찬찬히 기다리는 것이 나에게 더 좋은 때도 있는 것 같더라.
(기회란 건 기다리다보면 어디선가 또 찾아오게 마련이니까.)


물론,
하나님은 자녀들의 실수 조차 선용하는 분이시기에,
결국에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고,
나 역시 돌아보면, 그 시간들을 통해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될만한 경험도 하고 교훈도 얻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서 그 직장에 들어갔던 일 조차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섭리는 있었던 것이라고 확실히 믿지만)

얻은 여러 교훈들 중 분명한 것 하나는,
​‘내 판단으로 겉으로 당장 좋아보이는게 꼭 나에게 맞는 것(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 점이었던 것 같다.


이런 경험은,
내 기도를 더 확신있게 하나님의 판단을 의지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관문을 앞둔 사랑하는 가족들(남편과 제부)과,
또 주변 학생들(고등부, 목장 집사님 자녀들 등)을 두고 기도할 때에도,
그 관문을 통과하는 시간 자체가
그들에게 주님과 동행하며 성장하는 시간 되게 해주시길,
그래서 ‘좋은 경험’이 되게 해주시길,
그리고 그들의 소명과 성향과, 그곳의 환경과 특성..
모든 걸 우리보다 더 잘 꿰뚫어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그 분 보시기에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주시기를..
그렇게 맡겨드리며 기도하게 된다.

남편의 포닥도 마찬가지.
미국에서 재정과 보험, 근무 분위기 같은 게 가장 좋은 최상의 TOP 연구소로 알려져있는 곳이라지만,
혹 그 곳이 남편에게는 ‘무슨 이유에서든’ 별로 맞지 않는 곳이라면,
​(난 남편의 진로를 생각 할 때 항상,
남들보기 좋아보이는 화려한 직위를 갖는 것 보다는,

남편이 평안하고 기쁘게 지낼 수 있는..
남편 특성과 잘 맞는 곳으로 갔음 좋겠단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내부 속사정을 비롯한 모든 깊은 곳까지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이곳은 떨어뜨리시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어주시길.
하지만 이 곳이 맞다면 주님 주시는 평안과 기쁨 속에서 갈 수 있게 하시길..

이라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판단을 절대신뢰 하고 있다.



Ps.
물론 주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가게 된 길이라고
그 길이 마냥 역경이 없고 편하기만 한 길은 아닐 것이다.
어느 곳이든 우리의 성장을 위해 주님이 예비하신
크고 작은 고난들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하지만 하나님과의 동행함 속에서 겪는 고난이라면,
그것을 이겨낼 힘도, 성숙의 열매도..함께 주실 것이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이사야 55:8~9)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