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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눔] 전계층보육료 지원 대신 애착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랑만이 2016. 5. 25. 10:43

<애착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존 보울비 박사는 산업화 이전의 세계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 자연스럽게 애착이 형성되었는데, 오히려 산업화가 된 문명국인 영국에서 무지막지한 보육정책을 행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1세기인 지금 비슷한 정책을 실시하며 실수를 되풀이하려 합니다. 전 계층에 보육료를 지원해준다는 것인데, 물론 부모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려는 의도는 좋지만, 애착을 손상시켜가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국가가 아동의 양육을 책임지려 할 게 아니라, 부모가 아동을 더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애착형성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산후 첫 두해 동안 엄마나 아빠가 안심하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후 직장 복귀를 보장한다든가, 수입의 일정 부분을 국가에서 제공한다든가, 군가산점을 주듯이 양육가산점을 준다든가, 직장 안에 아기 돌보는 시설을 만들어서 안심하고 맡기고 부모와 아기가 하루에 몇 번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당장은 비용이 들어도 장기적으로는 개인, 기업, 국가 모두에게 이로울 것입니다.

  기타를 치기 전에 현의 조율이 필요하듯, 부모와 아이도 정서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영유아기부터 자연스럽게 조율하는 과정이 결여되면 사회에 나와서도 타인과 조율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옛날에는 비록 가난했어도 아이와 엄마 사이에 애착에 잘 형성되었습니다. 엄마가 하루 종일 업고 다니고 안고 다니며 직접 보살펴주었으니까요. 엄마가 논밭에 나가더라도 언니, 할머니, 이모, 이웃 아주머니 등 돌봐줄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정서적으로는 풍요로웠습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도 정서적으로 가난할 수 있습니다.

  만 두 살까지라도 엄마가 아이와 확실하게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더 큰 투자입니다. 그때 단 몇개월을 돈 조금 더 벌겠다고 직장에 나가면 나중에 아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 심리치료 비용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 감정코칭'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