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규방>/영화와 책

2015.2.21 - 리메이닝 & 레프트 비하인드

사랑만이 2015. 2. 22. 00:58

와이프랑 토요일 저녁을 기념하며 두 영화를 빨리감기해서 봤다.


요한계시록을 영화화한 두 편의 영화였다. 


레프트 비하인드(Left behind, 2014), 그리고 리메이닝(The Remaining, 2014)


모두 작년에 개봉한 영화였고, 계시록의 휴거를 중심으로 영화가 만들어겼다.


굳이 두 영화를 비교하자면 비교적 리메이닝이 낫다. 



먼저 레프트 비하인드 (Left behind, 2014)






Left behind는 소설이 원작이고, 시리즈로 몇 권이 나와있다. 책을 영어 못할 때 읽어봤었음에도 무언가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내가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케서방을 데리고도 저렇게 만들어버렸다..


먼저 상업 영화라기엔 너무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펐다. 뭐랄까, 대본 한 번 읽고 바로 영화찍은 느낌.


그래도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알멩이가 사라진 옷들만 남은 연출은 괜찮았고 조종사가 사라져 추락하는 비행기, 충돌하는 버스 및 기타 등등 볼만한 장면들은 꽤 있다.


아마 소설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두꺼운 책을 두시간 내로 연출하려니 힘들었을게다.




책마다 영화 시리즈가 나온다면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16부의 영화가 나오겠구나.


하지만 첫 스타트, 그것도 가장 재미있어야 했을 첫 판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기독교적 요소를 포함한다면 차라리 계시록을 머릿속에 퐉! 새겨줘서 잊혀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나았을텐데. 


큰 포부를 가지고 출발했다가 예산때문에 그냥 짤라버린 건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저명한 영화평론 사이트 imdb.com 에 가서 레프트 비하인드 영화평을 보니 난리도 아니다. 돈 물어내라며..


아아아아아 성경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면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쫌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SF/액션영화의 대가 마이클베이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CG양념을 팍팍 쳐서 보는 재미라도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쉽다.







그리고 리메이닝(The remaining, 2014).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레프트 비하인드보다는 낫다. 


재미있게도 이 영화의 장르는 호러 영화다. 호러 영화물에 속할 정도로 무서운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두 눈 다 뜨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몸뚱아리인 육체는 남고(그러니까 죽고) 영혼만 휴거되는 기본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혼식 날, 사람들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시작은 충격적이며 신선했다.


감독이 요한계시록을 최대한 반영해 영화를 만들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레프트 비하인드보단 훨씬 괜찮았던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순서대로 나열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드라마틱한 부분은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일곱 인 심판(계 6장)을 건너뛰고 바로 나팔 심판(계 8장)에서 영화가 시작한다.


나팔소리를 나름 무섭게(?) 해석한것도 괜찮았던 것 같고, 황충(계 9:3)의 묘사도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하지만 영화 중반의 뜬금없는 삼각관계는 왜 넣었으며, 이 캐릭터는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들이 있기도 했다. 차라리 없었으면 더 몰입하기가 쉬웠을텐데 하는 부분들이었다.


휴거당하지 못하고 남겨졌더라도 선택(하나님을 믿을 것인가)이 있다는 설정은 성경에는 없는 설정이지만 뭔가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겨진 등장인물들이 믿음을 선택하면 그 놈들(황충)이 어떻게든 알고 와서 죽여버리는 설정이 이 영화중에 가장 강한 메시지인 것 같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것 중에 하나는 심판이 임할 때에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감과 패닉이 잘 전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한계시록이 얼마나 스팩타클한데, 그 중의 일부만 영화화 한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것 같다.



두 영화가운데 휴거 말고도 공통된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휴거당하지 못하고 남겨진 사람 중에 목사가 있는 것이다.


우째 요즘 시대에 진정한 신앙인이 아닌 종교꾼이 많은 것을 비꼬는 듯 하다.


왠지 예수님께서 바로 내일 재림하신다면 한국에만 해도 남아있는 목사들이 꽤 될것같은 슬픈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영화감독이 되어서 창세기의 천지 창조를 영화로 만들어 보던가, 아니면 요한계시록의 종말들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영화화 하는데 한계가 있고 장벽이 많이 있겠지만 아예 대놓고 성경대로 묘사를 해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아예 '성경대로만' 영화를 만든다면 (+약간의 창조성 포함해서) 정말로 이 세상에서의 삶은 유한하며, 더군다나 이 세상 자체도 유한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님이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죄를 심판하러 오실 심판의 하나님이라는 사실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가 예수님 오시기 전에 정말 그런 스팩타클한 영화 한 편만이라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내가 만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