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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은방>/DiaryWithJesus

[Diary with Jesus] 특별함이라는 단어 앞에




‘특별함’이란 말을 어릴 땐 집착스럽게 좋아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는 이 말을
언제부턴가 부단히 조심스러워하고 경계하는 사람이 되었다.

삼남매 중 중간에 낀 둘째로 자란 나는
남과는 다른 ‘특별한 조건들’로 내 존재를 입증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어릴 때 미적 재능이 두드러지고 영특(?)한 편이었어서
실제로 그런 욕구를 많이 충족받으며 자란 편이기도 하다.
특별한 재능이나 업적으로 남과 구분지어지는 것이 좋았고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는 것에 기쁨을 느꼈었다.


철이 들고 청소년, 대학생 시절을 지나면서도 여전히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신앙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소명따라 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것을 도구나 핑계처럼 사용해
남들과는 차별성있게 사는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도
(그땐 몰랐지만 지금 돌아보면) 많이 섞여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더 어른이 되면서 어느 순간,
역설적이게도 나를 가장 지치고 피폐하게 하는 것이
이 ‘특별함’에 대한 집착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었다.
나에게 살아갈 활기를 주는 무언가인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언제든 나를 깊은 절망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는 무언가.


‘나는 남들보다 반드시 특별한 사람이어야만 가치있을 수 있다.’는 무의식이
일종의 ‘불안정하고도 위험한 자기애’로 작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자기애는 종이 한장 차이와도 같은 우월감과 열등감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어서,
그래서 결국에는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독이 되어 퍼지고 있었다.

자기애적 의미에 가깝던 이 ‘특별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다.
그러니 정말 자유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아(겉사람)에 대한 내려놓음이기도 했다.

그때부터 나는 특별함이란 것을 유독 경계하고 또 경계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남편이,
“여보, 나는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평범하지 않게 세우셨다는 감동을 계속 받아.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특별하게 세우고 쓰실 거라고
반복적으로 말씀하셔.’
와 같은 얘기를 할 때면,

‘평범함’, ‘특별함’이라는 그 표현에 어딘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워~ 워~ 하며 자꾸 그를 calm down시켜주려 하게 되곤 했다.

나: “그래. 근데 하나님 눈에는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특별하잖어. 우리만 특별한 건 아니지.”(별 감흥없는 시큰둥한 반응.)

여보: “그래도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특별한 사명으로 택하시고 들어 쓰신 사람들이 있잖아. 우리가 그럴 거라는 거지.”

나: “ 뭐 그럴 수도 있고.”(영혼없음.)


지금 돌아보면 이 기간은 나에게,
모세의 광야, 요셉의 감옥, 다윗의 광야, 바울의 아라비아 사막 같은 시간과
비슷한 시간이었나보다.



그런데 그러던 나에게도,
하나님께서 최근 여러 방면으로
여보에게 주셨다는 그 마음과 동일한 마음을 부여주신다.
우릴 위해 성령의 감동 안에서 (예언, 통변) 기도해주시는 분들을 통해서도,
계속되는 말씀 묵상과 기도 시간을 통해서도..!


‘너희 부부(가정)를 특별하게 세우고 인도할 거다.’

‘평범한 삶과 비교하지 마라.
평범하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특별하다는 것이다.’

‘너희를 통해 마음이 상한 자들을 치유할 것이다.
너희 가정을 온전한 가정으로 부르신다.
너희의 손과 마음을 사용하길 원한다.’

(...)



하지만 그 ‘특별함’이라는 것이
이제는 예전에 내가 경계했던 자기애적 특별함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라는 것도 알게 하신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그렇듯) 언제든지 부서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나이고 우리이지만,
이런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이 보배이시고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하신 주님을 마음에 모신 우리일 때
특별한 존재, 특별한 삶이 될 수밖에 없게 하시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욕심으로 붙잡은 ‘특별함’이 아닌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비전(소명)으로서의 ‘특별함’이 라는 것을 알기에
차원이 다른 그 [특별함]이란 이름 앞에
평안하고 마음이 겸허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대가 든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우리 가정을 어떻게 인도해가실지!
우릴 통해 어떤 일들을 행하실지!




Expect Great things from God!
Attempt Great things for God!